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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2020

비전공자, 1년 독학, 그리고 취업


 

"잘못 탄 기차가 나를 목적지로 데려다준다"는 말이 생각난다. 떨어질 줄 알았던 시험이 나를 취업까지 이어준 것을 보면 그 말이 맞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순전히 운이 좋았다고 하면 그동안 내가 쏟아 부었던 노력이 억울할 것이다. 장장 1년. 코딩 공부를 시작한지 딱 1년만에 취업에 성공하였다. 그것도 내 인생 첫 회사 면접에서 말이다.

결국 웹 개발 공부의 거의 대부분은 독학으로 하였지만, 중간 중간 꽤나 여러 프로그램을 들쑤시고 다녔다. 하지만 누가 어떻게 공부했냐고 물어본다면 독학이라는 답변을 한다. 실제로 나의 코딩 공부 대부분은 독학이었다.

독학은, 그것도 비전공자가 하는 독학은 참 외로웠다. 그래서인지 같은 관심사로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고심할 수 있는 회사 생활이 재미있기도 하다. 입사 초반이어서 모든 것이 벅차고 부담스럽지만 그와중에도 시간을 내어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이전의 나와 같은 처지에 계신 분들이 분명 계실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그러한 상황에서는 귀동냥이 안 되기 때문에 눈동냥으로 인터넷 상의 실제 후기들에 의존하게 된다. 나의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지만 다른 분들께 정보를 드리고, "아, 이런 경우도 있구나"하는 인사이트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밑져야 본전이니까...한 번 해보지 뭐

처음에는 제 2 외국어를 커리어로 가져가려 했다. 그러나 언어는 수단일 뿐, 나만의 핵심 기술이 있지 않으면 언어는 삼겹살 없는 상추였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뜬금없이 왠 코딩이냐고 할 수도 있고, 돈 많이 주는 거 하려고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코딩은 나의 수많은 관심사 중 하나이었고, 마침 슬럼프를 겪고 있었던 내가 동아줄 부여잡듯 잡은 것이 코딩이었다.

4학년 졸업을 앞두고 장기 휴학을 하며 코딩 공부를 시작했다. 혼자 생활코딩을 들으며 이것저것 만들어 보다가 코딩 부트캠프 기초반에 들어갔다. 하면 할 수록 재밌는 것이, 나의 적성에 맞는 일 같았다. 그래서 기초반 때고 실전반도 가려고 했으나 비싸도 너무 비싼 가격에 혼자 공부해보는 것으로 결정하였다.

하루 9시간 코딩 가즈아~!

취업 준비 기간동안 내가 잘 한 것 중 하나는 장시간의 집중한 공부시간 확보였다. wakatime이라는 vscode extension을 설치해서 확인해보니 하루 평균 9시간 정도 코딩한 것으로 나왔다. 물론 개발자로 커리어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풀타임으로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나는 대학 4학년 장기휴학이라는 찬스를 썼었다) 하지만 여건을 만들어 길고 집중된 공부시간을 만들기를 강추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그 9시간 동안 나는 스스로 아이디어를 내어 프로젝트 개요를 짜고, 구글링으로 필요한 기술을 검색하며 자잘한 프로젝트들을 많이 진행했다. 마무리가 제대로 된 것은 몇 가지 없다. 하지만 이런 공부 방법으로 배우지 않았다면 훨씬 더 먼 길을 돌아 돌아 갔을 것 같다.

외롭고 불안한 독학의 길

혼자 독학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을 꼽으라면 그 과정이 참으로 외롭고 불안하다는 것이다. 아무런 보장도 없고, 내가 얼마나 하고 있는건지 감도 잡지 못하고, 정말 "막막"했다. 마지막에 가서는 코딩보다 다른 것으로 마음이 갔다.

글의 첫머리에 "잘못 탄 기차가 나를 목적지로 데려다준다"라는 말처럼 그렇게 지내던 나는 뜬금없이 취업이 되었다. 큰 기대 없이 보았던 프로그래머스 테스트에서 붙고, 그렇게 그렇게 면접을 보고 취업을 했다. 이 모든 과정이 정말 눈 깜짝할 새에 일어났다. 그렇게 길게 공부한 기간이 결국은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구나.

이 글을 읽고 있을지 모르는, 그 떄의 나와 같은 느낌을 느끼는 사람에게 말 해주고 싶다. 나처럼 너무 오래 그 상태로 있지 말라고 말이다. 자신의 실력을 모르면 면접에서 부딪치며 배우라는 조언을 듣지 않았었다. 지금에 만족하지만 만약 그 때 좀 더 자신감을 가지고 부딪치며 공부해갔다면 그 고통의 기간이 좀 더 짧아지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웹 개발을 독학하시는 모든 분들, 정말 응원한다.

비슷한 듯 다른 또 하나의 시작

취준 기간동안에는 "취업"이 목표이었다면, 취업이 된 지금의 목표는 무엇일까? 요즘 내 일기장의 주된 주제이다. 하루 하루가 금방 사라진다. 부디 손가락 사이로 흐르는 시간 속에서 조금이라도 성장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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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1.2020

[나의 에세이] "개발"의 "개"자도 모르던 때에서 "개"자만 아는 지금으로

 



"개발"의 "개"자도 모르던 작년 9월부터 "개"자만 아는 지금까지 딱 만 1년이 되었다. 지금까지 나의 공부 여정을 돌이켜 정리해보기 딱 좋은 시점이다. 앞으로 더 멀리 이어질 공부를 앞두고 마음가짐을 가다듬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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